<지옥설계도> 이인화 작가와 만나다 at 살롱 드 팩토리

  

 

눈은 반가운 손님을 의미한다지요?

지난 5일 『지옥설계도』 출간 기념 '이인화 작가와의 만남'에 초대 받은 길에 폭설이 내렸습니다.

하지만 아침부터 이어진 스케줄로 살짝 지쳐 있던 참이기도 하고,

미끌미끌 거대한 빙판으로 변한 거리 때문에 망설였어요.

'그냥 집에 들어가버려?'

그런데 소설가에 대한 궁금증이 제 발목을 잡더군요.

『영원한 제국』을 쓴 밀러언셀러 작가라는 점과 그의 신작 『지옥설계도』 에서 풍기는 남다른 포스……

크리스마스 선물처럼 빨간색 표지의 깔끔한 편집 디자인도 호감도 상승에 한몫합니다.

게다가 저와 동향, 동년배라는 이력도 재미난 점이었지요.

갈래머리 고교 시절, 책가방 들고 같은 버스에 흔들리며 다녔을지도 모르잖아요^^

그렇게 약속된 시간까지 부근을 배회하며 서너 시간 흘려 보낸 끝에

홍대 살롱 드 팩토리에서 이 인화 작가님과 드디어 접선 성공합니다.

 




 

나이를 잊게 하는 외모의 이인화 작가님. 이렇게 젊으셔도 되는겁니까?

인터뷰 중간에 직접 하신 말씀인데, 이 분 살면서 하고 싶은 일만 하면서 산다고 하시더군요.

인생의 엑기스를 즐기는 태도, 삶의 바라보는 눈이 긍정에 기본을 둔 분입니다.

세월을 비켜가는 비결이 바로 거기에 있었나 봅니다.

 

 

밀리언셀러 《영원한 제국》의 작가 이인화가 8년 만에 펴낸 신작 소설 『지옥설계도』. 미국 크루인터랙티브에서 출시 예정인 웹전략게임 「인페르노 나인」의 원작인 이 소설은 그동안 작가가 꾸준히 시도해온 ‘디지털 시대의 서사와 문학의 융합’이라는 결과를 담고 있기도 하다. 현실 세계의 살인사건을 추적하는 동시에, 최면으로 구현된 가상의 세계에서 살인사건의 단서를 찾으며 두 세계를 교차시킨다.

— <출처: 인터넷 교보문고>

 

이제 본론으로 들어가서 책에 대한 이야기 좀 해 볼까요? 실은 예의가 아닌데 대충 요약 내용만 파악했을 뿐 작품을 읽지 못하고 갔어요.다녀온 후 소설을 읽고 나서야, 물어보지 못한 질문들이 새록새록 머리를 듭니다. 산다는 게 타이밍이라는 생각. 실수로부터 또 배웁니다. 그렇지만 책만 읽었더라면 간과했을 세계, 주로 작가의 의도, 스토리관 등 그의 전반적인 작품 세계를 가늠해 볼 수 있었어요.

 

이인화 작가는 현재 이화여대 디지털 미디어 학부 교수로 그의 전공에 관련한 획기적인 스토리텔링 구축을 제안합니다. 그는 현대 사회는 소셜 네트워크 시대로 이제는 스토리 구성에서도 집단지성, 협업이 필요하다고 강조합니다. 조셉 캠벨에 따르면 모든 이야기는 하나의 패턴이며, 나머지는 한 패턴의 변형에 지나지 않습니다. 소설가가스토리헬퍼 시스템으로부터 이야기를 얻는 행위를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이유는 그의 역량이 제공받은 미디어가 구성한 스토리에 있지 않고, 기억 속의 경험 구조에 저장된 내용을 바탕으로 그 이야기를 어떤 식으로 부수고 고치느냐에 달려 있기 때문입니다. 즉 하늘 아래 새로운 이야기는 없다는 전제 아래, 작가의 창의성이란 기존의 이야기로부터 변형된 패턴을 끌어냄으로써 스토리에 힘을 불어넣는 것입니다.

 

그는 2003년부터 게임 리니지 서버에서 지속된 ‘바츠 해방전쟁' 참전을 시작으로 디지털 세계에서 새로운 스토리텔링의 가능성을 발견합니다. 그리고 8년간의 모색 끝에 드디어 소설과 게임의 본질을 꿰뚫는 소설을 완성합니다. 『지옥설계도』는 인페르노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인페르노는 의문의 변사체로 발견된 강화인간 이유진이 만들어 낸 최면세계로 주인공 준경(이유진의 후배)은 그 속에 갇혀있는 동료들을 구출하기 위해 들어갑니다. 인페르노 나인(지옥 9층)에서 탈출하기 위해서는 서사로 이루어진 지옥설계도가 필요합니다.

 

최면세계는 우리의 인생과 흡사합니다. 인생은 과거에서 현재로, 현재에서 미래로 흘러가는 것 같지만 사실은 반대로 인생은 최초의 존재 이유를 향해 흘러갑니다. 내가 왜, 어떤 목적 때문에 이 땅에 왔는지를 인식하는 지점을 향해 흘러가는 거죠. <지옥설계도… 준경의 말>

 

 

작가는 스마트 소사이어티, 네트워크화 된 현실의 거대 사회 속에서 소외되는 개인들이 자신의 존재 이유를 찾는 과정을 인페르노라는 최면세계에 빗대어 말합니다. 우리는 무엇이며, 어디로 가고 있는지에 대한 실존적인 성찰과 질문. 그 질문에서 희망의 빛을 발견하고 싶었던 거죠. 새로운 변화에 대한 갈망. 그는 더 이상 책을 읽지 않는 사회에 대한 비관론을 부정합니다. 매일 16억 이상의 사람들이 모바일로 연결되어 있는 세상에서 도구의 디지털화 됨에 따라 책의 전망을 밝게 단언합니다

 

살롱 드 팩토리


























고양이를 위한 살롱 드 팩토리 금연석




 

이인화 작가와의 만남이 어땠냐고요? 게임과 문학의 관계에 대한 새로운 조명? 글쎄요. 게임은 이전에 관심을 가져본 적이 없는 분야여서 작가의 열띤 설명에도 불구하고 썩 명쾌하게 이해되지는 않습니다. 과연 게임이 문학의 대상으로 가능한 지, 게다가 스토리헬퍼라는 이야기를 대신 써주는 시스템이 개발되었다는 현실도 영 믿기지가 않습니다.

 

한 가지 확실한 것은 독자는 점점 더 기발한 이야기를 갈망하고, 너도 나도 전문가연 하는 사회에서 스토리는 한 개인으로서의 이야기꾼, 어느 소설가 만의 독점 대상이 될 수 없다는 사실입니다. 다만 독자와 소설가를 구별짓는 기준은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이야기들을 그 만의 서사로 변환시키는 능력, 나아가 플롯과 인간의 보편성을 띠는 캐릭터 창조 능력 여부에 달린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달변가 이인화 작가님께 동화되었는지, 저도 잘 모르는 이야기를 하고 있군요^^

 

그리고 또 한 가지, 그동안 몰랐던 사실도 깨닫습니다. '나는 공정하고 객관적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있다는 착각을 해 왔다는 점.' 실제로는 내가 아는 분야에만 국한된 시야로 고정관념의 벽을 높게 둘러치고 있던 자신을 발견했던 것이죠.








 

한 권의 책이 쓰여지기 까지 탄생한 이야기 속에는 결국 "인생이란……" 말없음표에 대한 작가의 고뇌가 들어 있습니다.

"그것도 인생과 똑같습니다. 인생은 자신의 존재 이유를 알기 위한 긴 대기 시간입니다. 우리는 행복과 사랑과 성공을 , 그리고 죽음을 기다리며 삽니다. 그러나 그 행복과 사랑과 성곡과 죽음도 자신의 존재 이유를 말해주지 않을 때가 있습니다. 그렇게 되면 우리는 영원히 소멸하겠죠" …… 지옥설계도 중에서




 

선물받은 책에 필자 싸인도 받고, 맛있는 샌드위치도 얻어 먹었는데, 대화에 정신팔다 보니 인증샷이 하나도 없습니다.

"작가님. 저 경북여고 나왔어요~" 했더니, 학교 선배와 인연이 있다며 꽤 반가와 하십니다.

그 시절엔 이렇게 작가와 독자의 관계로 마주할 줄 몰랐겠지요.

인생이란 참 재미있습니다……

분명한 사실은 『지옥설계도』 가 제 책읽기의 영역을 확장하는 계기가 될 것 같다는 얘기죠.

곧 리뷰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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